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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02 10:18
[사설]기후변화 대응, 우리는 뭘 하고 있나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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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후변화 대응, 우리는 뭘 하고 있나

 

경향신문  2013. 9. 29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5차 평가보고서의 핵심인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가 공개됐다. 지난 2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IPCC 제1분과 실무그룹 회의에서 채택된 이 보고서는 세계 기후변화 연구와 정책 수립,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상의 중요한 근거 자료로 사용된다. 이번 보고서 역시 지구온난화는 명백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것이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07년 발간한 4차 보고서를 부정하거나 뒤집을 만한 내용은 아니나 기후변화의 원인과 책임 소재에 대한 데이터의 신뢰도를 더욱 높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5차 보고서에 나타난 기후변화 현상과 전망은 4차 보고서와 비교해서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악화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통제하지 못하고 현재와 같은 추세로 계속 배출한다면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4.8도, 해수면은 최대 82㎝ 상승한다는 게 5차 보고서의 가장 비관적 시나리오다. 4차 보고서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인 평균기온 6.4도, 해수면 59㎝ 상승보다 평균기온은 낮게, 해수면 상승은 높게 내다본 것이다.

IPCC가 이번 보고서에서 SRES(온실가스 배출량 시나리오) 대신 새로 도입한 시나리오 RCP(대표농도경로)를 한반도에 적용하면 결과는 더욱 우울하다. RCP 시나리오에 따라 기상청이 21세기 말 한반도 기후변화를 전망한 것을 보면 평균기온은 현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 5.9도 오르고, 감축이 상당히 실현되더라도 3.0도나 상승한다. 21세기 후반 평양의 기온이 현재 제주 서귀포 기온과 비슷해지고 강원도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과 황해도 연안까지 아열대 기후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자 전 인류에게 지워진 숙제라는 것을 이번 IPCC 5차 보고서는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한반도에도 그 영향이 갈수록 강하게 나타날 것이고, 국제적 노력과 협상의 강도도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와 노력을 우리가 얼마나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할 노력은커녕 그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현 정부의 자세는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기후변화의 부메랑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는 이미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