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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07 14:56
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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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

 

대한민국정책포털.. 공감코리아  2012. 11. 2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누군가 21세기 인류의 가장 어려운 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기후변화’라고 답할 것이다. 또한 농식품부의 차관으로서 21세기 우리 농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역시 ‘기후변화’ 대응이라고 답할 것이다. 기후변화가 인류 생존의 기본조건인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 나라 예를 들지 않더라도 올해 가뭄과 폭염 그리고 세 차례에 걸친 태풍은 우리 농어업 생산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런데, 이런 ‘기후변화’가 난제(難題)인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의 인식에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4℃ 가량 높아지면서 남해안의 멸치 어획량이 급감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년 겨울에는 이상한파의 여파로 평년보다 연안수온이 최대 4℃가량 낮았고 그 결과 양식 수산물의 대량 폐사가 발생하였다. 과학자들은 21세기 중반에는 한반도 온도가 평균 2℃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수치에 이미 둔감해진 것 같다.

우리의 인식과는 별개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이미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림어업 분야는 그 피해가 크다. 예컨대 6월말 이후 미국 중서부지역 가뭄의 영향으로 콩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그 여파로 올해 말과 내년 1/4분기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최근 해파리 등 유해생물로 인한 어업피해액이 최대 2,300억원으로 추정되고 통상 가을철에는 잘 발생하지 않은 적조가 올해 남해안에 나타나 어민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식생대의 변화는 상록침엽수 등의 고사와 함께 산림생물종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이렇듯 농어업은 기후와 뗄 수 없는 산업이며, 기후변화 대응은 우리 농어업의 미래 준비의 핵심요소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기후변화에 대해 보다 균형 잡힌 사고를 가지고 차분히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미래에 대한 적응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전 지구적 규모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근시안적인 대증 요법은 무의미하다.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고 늑장을 부려서는 안 되겠지만 말 그대로 호들갑을 떨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식품·농수산 및 바이오기술’ 공동연구 프로그램(’07-’13)을 통해 농식품 분야 기후변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 전체 R&D 예산 중 4.4%를(약 4.3억 달러, 약 5조원) 기후 변화 R&D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농수산분야 ‘11년 프로젝트 연구비 133억엔(약1,900억원)을 기후변화 및 바이오매스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현안에 대해 기후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 기후적응 기술 개발, 농어업 협상 등의 분야에서 범부처적으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해 예방, 식량 수급안정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농어업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연구·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변화가 농림수산 분야에 미친 영향을 평가·예측하는 기반을 구축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인 과제이다.

도전은 다른 시각에서 보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전략적인 사고와 접근이다. 국민적인 관심과 이해를 기초로 산·학·연이 합심하여 착실히 대비할 때,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도전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위기를 조명한 <불편한 진실>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기후변화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정신적·도덕적 도전이다”라고 한 점을 되새겨 볼 일이다.

2012.11.02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