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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20 13:18
“기후변화 대처 못하면 20년후 대란”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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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192046375&code=960205

“기후변화 대처 못하면 20년후 대란”
글 한윤정 기자·사진 이상훈 선임기자 yjhan@kyunghyang.com
 

 

 

 

 

 

 

 


‘2036년 인도 대륙의 인구는 20억명이 넘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여름마다 강이 범람하더니 빙하가 사라진 다음에는 주요 강의 수량이 급격히 줄었다. 인더스강 수계 역시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 국토가 인더스강에 의존하는 사막국가인 파키스탄은 인도에 공개적으로 강물의 절반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인도 접경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인도는 선제공격으로 파키스탄의 핵무기 이동장치를 그 자리에서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핵전쟁 시나리오는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산업과 과학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제정치와 군사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막화로 인해 경작지가 줄면서 식량대란이 닥치고 국민들을 제대로 먹이지 못할 위기에 처한 각국 정부들이 걷잡을 수 없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국제안보 전문가이자 군사지정학 분석가인 귄 다이어(68·사진)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각국의 군사와 외교안보 정책을 움직일 지를 예측한 책 <기후대전>(원제:CLIMATE WARS)을 2008년 발표했다. 자신의 책이 국내에서 출간(이창신 옮김·김영사)되는 데 맞춰 한국을 방문한 다이어를 19일 만났다.

“자연의 움직임은 인간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2030년까지 적극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기후온난화를 염두에 두고 군사전략을 짜고 있어요.”

이 책에는 각국 전문가와의 대담과 과학데이터에 근거한 각종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전쟁 이외에 러시아는 2019년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확보된 자원을 놓고 나토 국가들과 신냉전에 돌입하고, 미국은 2029년 영구적 가뭄에 시달리는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몰려든 유민들과 싸운다. 유럽연합은 2045년 기근이 심각한 남부 회원국을 분리시킨 북부연합을 형성한다. 저자는 한국판에서 한반도 시나리오도 추가했다. 심각한 기근이 막바지에 이른 2020년 4월 북한정권이 붕괴한다. 그러나 식량자급률이 낮은 한국 역시 북한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수 없다. 한국은 산업·과학기술로 벌어들인 외화를 가격이 크게 상승한 식량 수입에 쏟아붓게 된다.

다이어는 “기후변화는 각국 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여기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대란이 닥친다”며 “특히 중국은 화석연료에 기대어 연간 7~8%의 경제성장을 하는 상태에서 기후온난화에 따른 사막화 등 피해를 가장 크게 당하는 덫에 걸려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기후변화에 대해 미국 역시 속수무책이다. 부시 행정부는 2001년 이후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교토협약에서 발을 뺌으로써 국제공조를 후퇴시켰는데, 이런 태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2년 만료되는 교토협약 이후를 논의하는 코펜하겐협정 역시 국제정치의 지지부진한 틀 속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다이어가 이 같은 ‘기후지정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7년 무렵이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17세 무렵부터 30세까지 캐나다·미국·영국 해군에서 근무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국가 출신이기 때문에 여러 국가의 군대를 거치는 게 가능했다. 그 후 40년 가까이 국제안보와 군사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일해 왔다. 그는 매주 2회 국제정세 분석 칼럼을 써서 45개국 175종의 신문에 10여개 언어로 번역, 연재한다.

그는 이 책을 쓸 무렵 미국 국방부 관리와 인터뷰하다가 기후변화를 중요한 전략요소로 다룬다는 사실을 알았다. 취재 결과 주요 국가 대부분이 마찬가지였다.

다이어는 “현재 기후변화 문제는 해결방법을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시한폭탄을 지고 살아가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말한다. 이는 화석연료에 기초한 자본주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기대하는 건 전 세계 대중들이 의식을 바꿔 정치권을 움직이는 것이다. “개인이 아무리 차를 덜 몰고 백열등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실천을 하더라도 이것은 위기가 불러올 결과를 바꾸지 못한다. 경제 전반에서 탄소를 대대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 차원에서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극단적인 경우 지구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지구공학 기술도 소개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대기화학자 파울 크루첸은 2006년 성층권에 아황산가스를 뿌림으로써 기온을 낮추는 방식을 제안했다. 영국에서도 최근 대기권에 물을 살포하는 실험을 했다. 그러나 이런 거대기술은 위험 가능성도 따르는 만큼 그대로 실현하기는 어렵다. 다이어는 “이 기술을 쓰는 것은 이미 상황이 다급해진 다음일 것”이라며 “국제공조가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기후재앙이 일어나기까지 약 20년의 시간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