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두툼한 외투를 벗으면 누구랄 것 없이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진다. 어느 연예인이 몇 킬로그램 감량에 성공했다느니, 식단은 어떠했다느니 이런저런 뉴스에 촉각을 세우게 되는 계절이다. 귀 기울여 보면 하나같이 채식 위주의 식단이다. 심지어 채식 식단만으로 질병을 고쳤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처럼 매일매일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건강과 삶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환경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동을 해야 하고 또 조리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반드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물건 등을 생산하거나 이동할 때 직·간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탄소발자국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어서 전 세계가 이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리우협약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올해 6월 리우협약 20주년을 맞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CSD, 리우+20)를 개최해 지구환경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영국에서 식품 61종류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한 내용을 토대로 영국인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된다면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 수의 절반을 줄이는 것과 맞먹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인들이 먹는 음식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1억6700만 톤(이산화탄소 환산량)인데, 영국 국민 모두가 채식 위주의 식단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22∼26%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신선육은 ㎏당 17㎏, 치즈는 15㎏의 탄소를 배출한다. 가공육 1㎏ 또한 탄소 배출량이 11㎏으로 9㎏을 내뿜는 베이컨과 함께 높은 수치다. 외국에서 수입된 채소와 버섯 역시 장거리 운송과 재배에 사용되는 많은 난방 에너지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와인은 ㎏당 2㎏의 탄소를 배출하며, 감자, 사과, 우유, 빵 및 시리얼의 탄소발자국은 2㎏보다 약간 적다.
우리가 즐겁게 먹고 지내는 동안 지구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오는 4월 22일은 제43회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날로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주창하고 당시 대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스가 조직한 환경보호 촉구 워싱턴 집회에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국회의원, 시민, 각 지역단체, 각급 학교 학생 등 2000만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매년 4월 22일 전국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1980년대 들어 다른 나라에서도 기념하기 시작, 1990년에는 140개국에서 2억 명 이상이 행사에 참가했으며, 2002년에는 184개국 5000여 단체가 참가해 명실 공히 세계적인 기념일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단체 주도로 1990년에 남산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날 행사가 개최된 이래 ‘차 없는 거리’ 행사와 같은 다양한 환경 문제를 주제로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으며 올해도 전국 지자체 단위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지 내 건강뿐 아니라 지구환경을 생각하며 결정하고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채식으로 건강도 챙기고 지구환경도 지키는 일, 제43회 지구의 날을 맞으며 생각해봐야겠다.